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감독 드니 빌뇌브의 '프리즈너스'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두 거물급 배우인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이며 드니 빌뇌브 감독의 범죄 영화로, 선인과 악인의 모호한 경계를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슴을 사냥하며 시작하는 영화
영화의 첫 시작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즈너스'의 첫 장면은 사슴을 사냥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사슴을 쏘는 장면으로 드니 빌뇌브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슴은 무결하고 무고한 순수로 표현되며 범죄의 희생자로 표현됩니다. 비슷한 이유로 요르고스 란티모어 감독의 '킬링 디어'나 저번에 리뷰한 '디어 헌터'에서 사슴을 잡는 것과 사슴을 잡지 않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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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헌터'에서 주인공은 전쟁을 겪기 전 사슴 사냥을 스포츠로 여기며 무고한 사슴을 쏴 죽이는 것을 즐기지만, 본인이 전쟁의 무고한 피해자가 된 이후로는 아무런 죄 없는 사슴을 쏘는 것을 꺼려하고 실제로 사냥을 하지 않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프리즈너스'에서는 사슴은 한 번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 사슴을 사냥하고 그 고기를 취해 요리하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을 보면, 사슴을 죽인 휴 잭맨이 무고한 희생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실제로 사슴을 쏜 것은 휴 잭맨의 아들이지만 쏘게 만듦으로써 나중에 후반부에 어떻게 이야기와 연결될지 흥미롭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점 범죄자가 되어가는 범죄의 피해자
영화에서 휴 잭맨의 딸이 납치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경찰들도 총동원되어 납치된 아이를 찾고 있지만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휴 잭맨은 직접 범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에 반대에 있는 것은 제이크 질렌할입니다. 이번 사건을 맡은 형사로, 실종된 아이의 아버지인 휴 잭맨과 계속해서 갈등하게 됩니다. 우선, 제1 용의자로 지목된 폴 다노를 집요하게 몰아세웁니다. 증거가 불 충분한 폴 다노가 경찰서를 빠져나오자 휴 잭맨은 그런 용의자에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피해자의 아버지라고 하더라도 선을 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훈방조치로 끝나게 되지만 더 악독한 짓을 저지르게 됩니다.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심증만 있는 폴 다노를 감금하고 고문까지 해 자백을 캐내려고 합니다. 범죄의 피해자라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게 되어버립니다. 딸을 되찾으려는 마음은 이해하겠으나,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면서까지 지독한 고문까지 불사하는 휴 잭맨의 모습은 영화 맨 처음 사슴 사냥을 하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 연출이나, 폴 다노의 연기로 보아, 의심스러운 건 변함이 없습니다. 폴 다노가 계속해서 이상한 말을, 그것도 사건과 관련 있을 만한 말을 가끔씩 하는데, 아이를 되찾으려는 아버지의 입장에선 굉장히 중요한 단서로 보여, 용의자를 더 추궁하게 만듭니다. 또한 폴 다노의 연기도 한 몫했는데,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보여준 연기처럼 굉장히 의뭉스럽고,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만한 연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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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제이크 질렌할도 휴 잭맨과 반대되는 인물로, 경찰 내에서 법질서를 따르며 수색을 합니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되고, 마땅한 증거가 나오지 않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제이크 질렌할도 능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수색 과정에서 용의자가 자살하게 됩니다. 제이크 질렌할도 또 한 명의 가해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휴 잭맨과 제이크 질렌할이 점점 범죄자로 변해가는 모습이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굉장히 흡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어떠한 면에서는 또 다르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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