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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 리뷰, 분석 [ 신과함께 / 하정우 / 주지훈 / 차태현 / 김향기 / 주호민 / 이정재 /신파 / CG / 천만영화 ]

by 올때모기향 2023. 1. 10.

출처 : 다음 영화

 

오늘은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어릴 적 보았던 웹툰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이고, 아직까지 웹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1, 2편이 다 나온 지금 두 작품 모두 천만관객을 돌파했으며, 한국 시리즈물로는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CG와 액션

 

출처 : 다음 영화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각색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작을 그대로 영화로 표현해도 재밌겠지만, 사실상 그렇게 하기도 힘들뿐더러 대부분은 이야기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아니면 원작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관객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일본영화 '골든슬럼버'를 보면서 최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설 원작을 다 읽고 영화를 본 것이었는데, 원작을 보지 않으면 아예 영화 자체가 이해할 수 없게 되어있었습니다.

 

아무튼 '신과함께1'은 어느 정도 각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주연급 캐릭터 하나를 없애버린 것인데,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스토리 상 가장 중요한 인물인데 영화에서 없앤다고 하니 다들 우려를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굳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웹툰은 화려한 액션이나 볼거리보단 서사에 중심을 두고 있고, 영화버전은 화려한 CG, 액션신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몸을 여기저기 날리며 싸우는데 변호사 캐릭터가 낄 곳은 마땅히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21년 작품이지만 CG가 조금 아쉬운 점도 있긴 합니다. 저승이라는 가상세계를 다루다 보니 CG가 많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인물들과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 나긴 합니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으니 그 와중에도 적절히, 저승이라는 소재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웹툰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 요소들도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울리기로 작정한 영화

 

출처 : 다음 영화

 

꼭 천만영화라고 해서 작품적으로 뛰어난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영화가 흥행할지는 정말 아무도 모릅니다. 최근에는 범죄도시 2가 천만영화가 됐는데, 왜 그렇게 까지 흥행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과함께' 1, 2가 개봉한 지 2년 정도 지났는데, 저는 이제야 OTT로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늦게 봤는데, 그 사이에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신파가 굉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심하면 얼마나 심하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제 생각보다 상당히 과했습니다.

 

우선, 일반 회사원이었던 김자홍이라는 캐릭터를 소방관으로 바꾼 점부터 신파의 초석을 닦는 것이었습니다. 소방관이 죽게 되는 것을 미디어에서 보여줄 때는, 거의 대부분 화재현장에서 죽습니다. 병으로 죽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그럴 거면 소방관으로 설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직업으로 경찰을 채택할 수 있지만, 타인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구하는 소방관이야 말로 감독의 의도에 가장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생도 원래는 형제가 아닌 남이었는데, 형제로 엮어 그 비극을 더욱 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억울한 죽음에 또 억울한 죽음이 엮이고 또 남아있는 어머니는 심지어 농아입니다. 아주 울리려고 작정을 했습니다.

 

모든 것은 과하면 덜함 못합니다. 과유불급입니다. 아무리 달고 맛있는 카카오도 그 농도가 진하면 쓰게 됩니다. 한창 유행했던 카카오 99% 초콜릿도 크레파스 맛이 납니다. 신과 함께에서는 신파나 너무 과했습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 만으로도 충분히 슬픈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데, 거기에 슬플만한 소재를 쌓고 또 쌓고, 심지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동료 소방관에게도 신파의 장치를 하나 더 담아놨습니다. 관객들이 어떤 부분에서 눈물을 흘리는지 아주 철저하게 분석해서 만든 영화 같습니다. 하지만 신파도 적당히 있고, 신과 함께의 세계관들을 풀어내고, 다채롭게 꾸밀 생각을 해야지 신파에만 몰두하느라 다른 요소들은 많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7개나 되는 지옥이 있는데, 사람들이 원한 것은 그 지옥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표현되어 있나 궁금했을 것 같은데, 잠깐 나오다 말고 눈물 흘리는 거나 보여줬으니 많이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해도 천만영화이긴 하니 제가 틀린 걸 수도 있습니다.

 

 

어색한 연기 톤

 

출처 : 다음 영화

 

말에는 구어체와 문어체가 있습니다. 구어체란 일상생활에서 하는 말, 즉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 口(입 구)를 써 구어체라고 합니다. 반면에 문어체는 반대로 일상생활이 아니라 글에서 볼 법한 어투로 文(글월 문) 문어체라고 합니다.

 

'신과함께1'은 문어체로 대사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웹툰에서 문어체가 나온다면 그렇게 어색하진 않을 수 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로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실제 대사가 문어체로 나온다면 상당히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 해원맥 네 눈앞에 당도했으니 너의 이름을 대라.'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다고 쳐보겠습니다. 문학이나 책으로 이 대사를 읽는다면 그렇게 어색하게 느끼진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옛날 사람이라도 이런 말투를 쓰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이런 말투를 너무 많이 씁니다. 관객을 영화를 보며 실제 상황처럼 느껴야 하는데, 이런 말투들이 계속 몰입을 방해합니다. 대사의 단어뿐만 아니라 대사를 어떻게 말하느냐도 구어체 같다, 문어체 같다로 나뉘게 되는데, 상당히 자연스럽지 못한 방식으로 대사를 합니다.

 

특히 해원맥 역을 맡은 주지훈 배우가 이런 게 굉장히 심합니다. 웹툰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촐랑거리는 캐릭터가 아닌데, 각색을 하면서 성격을 바꾼 것 같습니다. 무거운 배우가 둘이나 있으면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봐 그런 것 같은데, 신파를 넣을 때도 너무 과하다곤 생각을 못했을까요? 아무튼 주지훈 배우가 영화와 굉장히 동떨어진 행동들을 많이 합니다. 보면서 캐릭터가 굉장히 튄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정우 배우는 영화와 잘 맞는다고 했지만 혼자 이렇게 동떨어지는 캐릭터는 처음 봅니다. 말투뿐만 아니라 행동들이 너무 이질적이다는 느낌이 듭니다. 캐릭터를 다른 성격으로 각색한 것은 나쁘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원작과 너무 똑같으면 또 똑같은 대로 비난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각색을 넘어 혼자 따로 놀아 몰입을 깬다면 분명 좋은 연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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