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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좋은 친구들' 리뷰, 분석 [ 마틴 스콜세지 / 갱스터 / 로버트 드 니로 / 조 페시 / 레이 리오타 ]

by 올때모기향 2022. 12. 31.

출처 : 다음 영화

오늘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좋은 친구들'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갱스터 영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이고, 헨리 역의 레이 리오타 배우가 내레이션 하는 방식이 아주 특징적인 작품입니다. 

 

 

마블 영화를 욕하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

 

마틴 스콜세지 감독

 

요새는 대 마블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하면 마블!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그런 마블에 대고 일침을 가하는 감독이 있었으니 그 감독의 이름은 마틴 스콜세지입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작품의 휘광보다 최근에 마블에 대해 한 발언이 더 주목되는 것 같습니다.

 

마블의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 '테마파크'라고 말해서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제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저도 그 발언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마블의 영화는.. 뭐랄까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의 최소한의 껍데기만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히어로들의 화려함만 내세우고 다른 면에서는 영화로서의 특징이 최소한으로만 담겨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2019년 작품인 '아이리시맨'에서 또다시 영화계의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은 90년도 작품인 '좋은 친구들'을 말하며 마틴 스콜세지를 조금 알아보려고 합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실제로 어린 시절에 갱스터가 활개 치는 지역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갱스터들을 너무 쉽게 볼 수 있었고 본인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 또한 그 무리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 첫 시작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라고 자막이 나오길래 본인의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갱스터 근처에 살았다 뿐이지 실제로 연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곁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관찰해온 것들이 담겨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배우들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영화

 

출처 : 다음 영화

 

'좋은 친구들'의 가장 특징적인 면은 꼽자면 바로 헨리 역의 레이 리오타가 내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영화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본인의 입장에서 주변 인물들을 서술하고, 본인이 느끼는 점을 관객들에게 알려줍니다.

 

이렇게 등장인물이 관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면 관객들은 그 입장에 더욱 공감하게 되고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중간에 내레이션 하는 인물이 바뀌게 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헨리가 관객들에게 설명을 해주게 되는데, 중간에는 헨리의 아내가 설명해주는 것으로 바뀝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는 또 헨리가 이야기를 들려주게 됩니다.

 

저에겐 굉장히 신선한 방식으로 느껴졌습니다. 보통 한 인물이 내레이션을 하게 된다면 영화 끝까지 계속 한 사람이 이야기해 주는 게 대부분이지만 중간에 인물이 바뀜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헨리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물론 이해는 잘 되지만 헨리의 생각만 알 수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내레이션이 없다면 다양한 인물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발화자의 입장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영화 마지막 법정에선 한창 내레이션을 하다가 실제로 헨리가 제4의 벽을 넘어 관객들을 쳐다보면서 말을 걸어옵니다. 배우들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제4의 벽을 깨는 것은 영화의 금기이지만 이렇게 한 인물의 전기를 다루는 작품에서 실제로 살아 있는 듯한 연출로 인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얼마나 생동감 있었는지 느껴지게 되고, 또한 실화 바탕이라는 설명에 맞게 정말 현실에 있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영화 크레디트 직전 실제 헨리가 현재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려주는 자막이 나오는데 직전의 연출과 맞물려 관객에게 큰 임팩트를 줍니다.

 

 

명작의 옥에 티

 

출처 : 다음 영화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 중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컷 편집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초보 감독부터 영화계의 거장까지 컷 편집은 빼놓을 수 없는 연출 방식입니다. '1917'처럼 영화 전체가 롱테이크로 표현된 영화나, '보일링 포인트'처럼 실제로 롱테이크인 작품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영화라면 컷 편집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친구들'에서도 컷 편집은 다수 일어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컷편집인 지는 저보다 영화감독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계의 거장이 만든 이번 작품에서 어색한 컷 편집이 몇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에이 설마 이런 실수를 했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보기엔 실수 이외에는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아니면 컷 편집이 어색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상황을 표현하려고 그랬나 생각해보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제가 찾은 컷 편집의 실수는 두 개입니다.

 

첫 번째로는 헨리와 폴리가 이야기할 때 폴리가 물고 있는 담배의 위치가 이상하게 바뀝니다. 순간 지나간 장면이지만 영화에 몰두해서 감상하게 되면 이런 어색한 것도 너무 신경 쓰이게 됩니다. 굉장히 역동적인 장면도 아니고 비현실적이라고 느낄만한 순간도 아니었기에 그냥 실수 같습니다. 헨리와 폴리가 이야기를 할 때 오버 더 숄더 샷으로 두 배우를 교차 편집합니다. 두 인물이 이야기를 할 때 흔히 보이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폴리가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가 반대편 컷으로 넘어가면 갑자기 입에 있던 담배가 사라집니다. 이런 비슷한 실수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에서도 있었습니다만 그때는 정말 실수인지 의도한 것인지 논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실수 같습니다. 영화계의 거장도 이런 실수를 하는가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감수를 하다가 놓쳤나? 생각해봤지만 상황이 어찌 되었던 명백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토니 역의 조 페시가 스파이더라는 부하에게 총을 쏘는 장면입니다. 이때도 비슷하게 컷 편집이 어색합니다. 분명 부하는 바(BAR) 뒤에 서 있었는데 조 페시가 총을 쏘는 컷이 들어간 뒤 스파이더가 총에 맞는 장면의 컷이 들어가는데 갑자기 바 앞에서 총을 맞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스파이더가 걸어 나왔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고 굳이 바 뒤에 있던 배우가 바 앞에 나와서 총을 맞는 것을 보여줄 이유는 없습니다. 명백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친구들'이 갖고 있는 영화의 위상이나 작품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이런 위대한 작품이 이러한 옥에 티 같은 것을 남겼다고 생각하니 좀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난감했습니다. 

 

 

롱테이크와 클로즈업이 가져다주는 몰입감

 

출처 : 다음 영화

 

아직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작품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오늘의 작품만 한정해서 말씀드린다면 '롱테이크'와 '클로즈업'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긴 롱테이크는 아니지만 비교적 테이크가 길기 때문에 롱테이크라고 하겠습니다. '좋은 친구들'에선 테이크를 길게 찍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결혼식이나, 주변 인물들을 한 명씩 서술하는 등 상황을 설명할 때 테이크를 길게 씁니다. 이는 컷의 부재로 영화의 몰입감을 높여주고 실제의 눈으로 그 상황을 관찰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또한 클로즈업을 굉장히 많이 쓰는데, 클로즈업된 컷이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클로즈업하는 순간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이 또한 롱테이크와 마찬가지로 그 클로즈업된 대상에 집중하게 되며, 상황의 긴박감,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위 두 연출 말고도 카메라가 인물이나 손짓, 총과 같은 사물들을 트랙킹 하며 찍어 역동적인 상황이나 긴박감을 높여주는데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헨리에게 중요한 장면,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나 지미 역의 로버트 드 니로를 처음 만날 때 화면이 멈추며 헨리의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이렇게 카메라를 역동적으로 움직일 때는 재빠르게 움직이고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을 때는 아예 화면의 시간까지 멈추어 버리며 영화를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프레임 안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까지 뼛속 깊이 알고 있는 사람 같습니다.

 


 

영화를 제대로 알게 된 이후로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을 많이 보진 않았는데, 오늘 '좋은 친구들'을 시작으로 점점 다양한 영화들을 감상하며 영화계의 거장을 조금씩 알아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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