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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타이타닉> 재개봉 메가박스 3D 돌비 애트모스 관람 리뷰 [ 로맨스 / 재난영화 / 제임스 카메론 / 명작 / 여성영화 ]

by 올때모기향 2023. 2. 13.

재개봉한 타이타닉을 3D 애트모스 관에서 본 후 소감


 

어제 코엑스 돌비 애트모스 극장에서 타이타닉을 봤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2가 흥행으로 마무리되어 그 여세에 힘입어 타이타닉을 재개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4번째 재개봉이라고 하는데, 재개봉할 때마다 매번 화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으나, 로맨스가 지나니 본격적인 재난영화로 탈바꿈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이타닉 포스터
타이타닉 포스터

 

1998년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CG가 자연스러우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로맨스와 재난물이 한데 어우러져 영화를 마스터피스로 만들어줍니다. 아바타 시리즈를 만들어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왜 현대시대에 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아바타 2 : 물의 길' 리뷰, 분석 [ 제임스 카메론 / CG / 3D 영화 / 시고니 위버 / IMAX / 쿠키영상

오늘은 영화 '아바타 2 : 물의 길'을 리뷰해보겠습니다. 방금 영화를 보고 와서 따끈따끈한 리뷰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MAX & 3D로 영화를 보고 왔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더 깊게 즐긴 것 같습

moscoilyoucome.tistory.com


 

 

코엑스 메가박스 3D 돌비 애트모스


타이타닉 돌비 시네마 입장

돌비 시네마는 이렇게 입구에 들어갈 때, 그 영화와 관련된 영상을 띄워놓게 규칙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배가 침몰하기 전, 노을을 걸치고 있는 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영화를 보여주어, 완전한 몰입을 지양하는 돌비 애트모스관의 저력을 처음부터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돌비 3D 안경
돌비 3D 안경

 

CGV는 다른 안경을 주는데, 코엑스 메가박스는 위 사진과 같은 돌비 전용 3D 안경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CGV에서 주는 안경이라는 달랐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경이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불편했습니다. 

일반적인 선글라스 사이즈가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래서 안경이 계속 흘러내려서 영화를 보는 내내 손으로 잡고 영화를 봤어야 했습니다. 콧대가 큰 서양인 기준으로 만들어졌나 싶기도 합니다. 콧대가 없는 사람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안경이 크다 보니 무겁기까지 한데 안경이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와중에 콧대를 계속 눌러서 코도 아팠습니다.

그래서 메가박스 돌비 3D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코가 너무 아프고 불편합니다

 

또한, 아무리 3D로 개봉한다고 하더라도 1998년도 작품을 3D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 나오는 3D 영화들은 애초에 만들 때부터 3D로 나올 것을 상정하고 만들기 때문에 3D 효과가 굉장히 자연스럽고 풍부하지만 타이타닉은 아무래도 옛날 영화를 억지로 3D로 만든 것이다 보니 뭔가 어색하고 입체감이 느껴지는 장면도 많이 없습니다. 게다가 위에 말씀드린 안경문제도 더불어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감을 깹니다. 그래서 저는 굳이 타이타닉은 3D로 안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로맨스에서 재난물로 전환


 

침몰하는 타이타닉
가라앉는 타이타닉

 

타이타닉을 단순한 로맨스물로만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다시 영화를 보게 되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후반부는 로맨스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재난영화의 정석 같은 장면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딘가 갇혀서(손이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주인공, 그걸 구하러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는 여주인공. 사람들이 대혼란을 겪으며 탈출하는 모습까지 재난영화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이 점점 차오르게 되면서 관객들도 그 긴박함을 눈으로 직접 느낄 수 있으니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로맨스는 재난 상황을 더욱 긴박하게 만들어줄 양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 가지 장르가 어우러져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98년도 여성영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번에 아바타 2를 만들면서도 환경 이슈에 굉장히 주목했습니다. 본인이 비건이기도 하고 배우들에게도 비건 식생활을 강요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바타 2 홍보차 일본을 방문했는데, 강제로 돌고래쇼를 관람 당해 많은 당혹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이 옛날부터 깊었던 것 같습니다. 98년도 작품인 타이타닉에서도 페미니즘 성향의 연출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몰리브라운
몰리 브라운

우선 몰리 브라운입니다. 남편이 금광을 발견해 내 졸부로 불리는 몰리 브라운은 기존의 사교계의 인물들과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3등석의 보잘것없는 잭에게 연미복을 주고, 식기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잭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몰리 브라운은 위풍당당한 자립적인 여성으로 표현됩니다. 남편이 있었다고는 표현되긴 하지만, 실제로 남편이 영화에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남자에게 에스코트를 받으며 걷는 일은 없습니다. 딱 한번 파티에서 잭에게 에스코트를 요청하지만 단순히 친밀감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인을 시기하는 사교계에서도 당당하게 할 말을 다 하고 다니며, 영화의 마지막에선 생존자를 구하러 가야 한다며 누구보다 먼저 주장하지만, 본인을 협박하는 승무원에게 그만 굴복해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하는 모습 자체가 상당히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즈엄마
로즈의 엄마

반면 로즈의 엄마는 대표적인 사교계의 여성으로 나오는데, 수동적이고 남자에게 굉장히 의지하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사실 그 시대에선 당연한 것이지만, 몰리 브라운과 비교되어 더욱더 수동적인 이미지가 부각됩니다. 로즈에게 코르셋을 입혀주며 재벌 있는 남편과 결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협박까지 하며 본인이 독자적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금기라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잭이 로즈에게 보석부인이라는 사람의 그림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잭이 말하길 남편을 기다리며 보석을 몸에 두르고 있지만 옷은 누더기를 입고 있다고 합니다. 그 보석부인이야말로 사교계의 여성을 대변하는 인물이고 감독이 지양해야 할 여성의 모습이라고 생각해 그 장면을 넣은 것 같습니다.

 

도끼든로즈
도끼를 든 로즈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이 씬인데, 98년도 전형적인 영화라면 반대로 잭이 로즈를 구해내야 합니다. 하지만 제임스 카메론은 반대로 로즈가 잭을 구하도록 했습니다. 본인이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물이 점점 차오르는 상황임에도, 도끼를 어디선가 구해서 잭을 구하러 갑니다. 이기심에 눈먼 약혼자가 로즈에게 수갑을 채워 구원받아야 할 약자로 표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잭에게 수갑을 채워 그 상황을 역전시켜 버립니다.

 

여담으로 이 장면에서 도끼를 내려치기 전 로즈가 긴장한 듯 입술을 떨고 있는데, 사실은 물에 너무 오랫동안 있어서 추워서 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장면이 너무 절묘해서 그대로 영화에 실렸다고 합니다.

 

말타는로즈
로즈가 말 타는 사진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타이타닉에서 생존한 뒤, 로즈가 살아온 사진을 카메라가 한번 쭉 훑고 지나가는데, 그중 이 사진이 있습니다. 바로 로즈가 말을 타는 장면인데, 굉장히 의미 있는 사진입니다. 영화 초반부에 잭이 로즈에게 말 타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합니다. 한쪽 안장에만 발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양 쪽 안장에 발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합니다. 한쪽에만 발을 올린다는 것은, 누군가 몰고 있는 말 위에 올라가 걸터앉는 것을 뜻하며, 양 쪽을 올리는 것은 사진처럼 말을 주도적으로 타고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결국 유추해 보자면, 타이타닉 이후 독자적이고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았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잭과 로즈의 관계 역전


 

로즈는 굉장히 부유한 가문, 부유한 약혼자와 결혼할 예정이므로 고위층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잭은 우연히 도박으로 타이타닉 승선권을 따낸, 보잘것없는 하류층으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맨 처음 잭이 로즈를 볼 땐, 아래에서 위로 바라보아 자신과는 동떨어진, 아득히 먼 관계로 표현되고 그 둘의 격차를 알려줍니다.

 

타이타닉엔딩
엔딩 장면

반면에 잭과 로즈가 만나게 된 이후로는 반대로 로즈가 잭을 위로 올려다보는 장면이 3번이나 등장합니다. 둘의 위치가 바뀌게 된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하관계는 로즈가 부유층이므로 위를 차지하는 게 맞지만, 야망 있는 삶,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잭이 로즈보다 더 드높은 존재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잭이 능동적인 삶을 꿈꾸며 살아갈 때, 로즈는 그저 약혼자에게 끌려가는 삶을 살 뻔했습니다. 엔딩장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잭을 올려다보는 하이앵글로 시점 숏을 잡으며 그 상대적인 위치를 마지막까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본 타이타닉은 그저 단순한 로맨스물인 줄 알았지만, 올해 영화를 다시 보니 여러 가지가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탄탄하고 몰입력 있는 연출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타이타닉으로부터 시작해 아바타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시대의 진정한 거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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