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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랑종' 리뷰, 분석 [ 다큐멘터리 / 공포영화 / 나홍진 / 태국 / 샤머니즘 ]

by 올때모기향 2022. 12. 13.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은 영화 '랑종'을 리뷰해보겠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후 공포영화로 감독은 태국 감독이고 이름이 들어가 있는 나홍진 감독은 제작만 한 영화로, 곡성의 느낌이 조금 나지만 조금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다큐멘터리 흉내

 

출처 : 네이버 영화

 

처음에 영화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작하길래 정말 다큐멘터리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혹은 영화 '알. 이. 씨'처럼 실제 상황처럼 연출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랑종'은 이도 저도 아닌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실제 다큐멘터리 영화던, 실제 상황처럼 연출한 영화던 내용이나 스토리 면에서 과하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이 나와도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으면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알. 이. 씨'도 마찬가지로 좀비물이지만 실제 상황 같은 연출에 굉장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카메라 샷이나 편집에 있어서 전혀 걸리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랑종'에선 아무리 실제 상황처럼 1인칭 시점으로 영화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몰입을 깨게 만드는 편집을 해버리면 그렇게 연기하고 노력한 게 다 물거품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영화 초반에 비운의 여주인공에 카메라가 붙어서 촬영하게 되는데 주인공이 저 멀리 집에 사람이 서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1인칭 시점의 카메라는 그 사람을 찍고 다시 여주인공을 찍게 되는데 그 사이에, 실제상황이라고 했을 때 절대로 있을 수 없는 편집이 들어가 몰입이 확 깨집니다. 멀리 있는 사람을 찍다가 카메라를 돌려 여주인공을 찍는 것이 아니라 롱 숏 다음에 여주인공의 미디엄숏이 곧바로 들어가니 그 사이에 편집이 들어간 것을 눈치채고 실제 상황이 아니라 영상편집물 일 것이라는 생각에 몰입이 확 깨집니다.

 

이 장면 이전에도 실제 상황이라고 하기엔 너무 영화적으로 완벽한 구도로 찍은 샷이 있어서 '실제 상황에선 이렇게 완벽하게 구도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이 들어 몰입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허구의 창작물이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진짜라고 믿고 싶은 게 관객의 심정인데 연출을 이렇게 해버리니 작품을 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못했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아니라 제작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를 이리저리 찾아서 보다 보면 '제작'이라고 적힌 것과 '감독'이라고 적힌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작과 감독의 차이를 조금 말해보려고 합니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을 '감독'했습니다. 영화의 구도, 음악, 편집 등등 관객이 영화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괄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반면에 나홍진 감독은 랑종을 '제작'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비슷한 말 같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나홍진 '제작'이란 말은 영화 안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캐스팅, 장소 섭외, 스토리 등등 영화를 만들어내는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악당과 싸울 때 어떤 무기를 사용할지는 제작자가 결정할 수 있지만 어떤 무기를 어떻게 쥐고 어떻게 휘두를지는 감독이 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랑종'은 '곡성'과 달리 나홍진 감독의 냄새가 덜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홍보할 때는 '곡성'이 큰 흥행을 한 뒤여서 '랑종'에 대한 기대감도 컸습니다.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나홍진의 이름이 커다랗게 들어가 있으니 다들 곡성을 관람했을 때와 비슷한 만족감을 얻으리라고 생각했겠지만 저에겐 많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그렇지만 '곡성'의 프리퀄 같은 영화라는 점, 태국의 민간신앙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을 고려해서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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