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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디어 헌터' 리뷰, 분석 [ 로버트 드 니로 / 메릴 스트립 / 고전명작 / 전쟁영화 ]

by 올때모기향 2022. 12. 12.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은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디어 헌터'를 리뷰해보겠습니다. 전쟁이 일으키는 비극을 보여주는 영화로, 개인을 집중 조명하여 그 비극이 더 진하게 보입니다. 또한 독창적인 컷 편집 및 연출로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무수한 암시들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번 작품에는 무수한 암시들이 나옵니다. 지금으로 본다면 클리셰가 너무 과하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1979년도 작품인 만큼 클리셰의 원조가 바로 이 '디어 헌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클리셰인 것이 아니라 알듯 말듯한 암시적인 장면이 많이 담겨있어, 그 의미를 알면 추후 내용들이 얼핏 예측이 되는 정도고 몰라도 영화를 감상하시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처럼 친구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고 같이 술잔에 담긴 술을 마시게 되는데 사회자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면 행복해진다.'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신부는 술을 흘리게 됩니다. 그것도 흘리는 장면을 미디엄숏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술이 떨어지는 것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줍니다. 그 장면을 통해 이 부부는 사회자의 말 대로 미래에 불행해질 것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남편은 전쟁으로 인해 두 다리를 잃고, 부인은 정신병에 걸리게 되어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마이클 역의 로버트 드 니로가 결혼식이 끝난 후 발가벗고 길거리를 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길거리 한가운데에 나체 상태로 드러눕게 됩니다. 그 뒤를 따라붙는 친구 닉은 끝까지 따라와 마이클 옆에 앉게 되는데, 나체로 드러누운 마이클과 달리 닉은 바닥에 천을 깔고 그 위에 앉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 앉아있는 자세가 서로 등을 기대어 정 반대편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를 미루어보아 결국 두 친구가 반목하게 되며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멀어지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마이클과 닉의 대립하는 장면으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무수한 암시들이 영화 '디어 헌터'에 숨어져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사슴 사냥이 무얼 의미하는지, 영화 1부에선 사냥에 성공했지만 왜 전쟁을 겪고 난 후엔 사슴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총을 쏘지 않는지 자세하겐 설명해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고, 총소리와 같은 파열음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모습, 총소리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고 그저 한 사람의 전쟁 희생자가 되어버린 본인이 사냥이라는 또 다른 무고한 희생자를 낳는 잔인한 행위를 하기 꺼려하게 변해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찾지 못한 암시들이 있을 테니, 다른 관객들도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고 암시를 찾는 것도 영화를 감상하시는 또 다른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파격적인 스토리 연출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날의 클리셰가 될 만한 장면들이 많다고 했습니다만 반대로 1979년도 작품답지 않게 파격적인 모습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스토리 진행에서 굉장히 놀라운 연출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영화라면 친구들끼리 신나게 놀다가 군에 입대하게 된다면, 군대로 떠나는 모습을 찍고, 배웅하며 눈물짓는 모습, 입대하여 어리바리하는 모습, 베트남에 배치되는 모습이 응당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어 헌터'에서는 영화의 주제와 맞지 않는 이런 불필요한 장면은 과감하게 삭제해버립니다.

 

친구들과 놀며 잠시 엄숙해지는 씬 다음에는 바로 베트남에서 폭탄이 터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인공인 마이클이 누워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저는 영화가 굉장히 빠르고 불친절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연출이 너무 좋고 전쟁 영화에 딱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전쟁에 몸담게 되면 뭐가 뭐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그런 상황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꾸 벌어집니다. 그 느낌을 관객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씬이 갑자기 변하게 되면 관객 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쉽게 감을 잡지 못합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조금씩 현재 상황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관객들에게도 전쟁터라는 곳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곳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도 이런 불필요한 장면을 삭제함으로써 스토리 진행에 속도를 내고 관객들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는 연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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