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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리뷰, 분석 [ 상상력 / 초호화 캐스팅 / 사후 세계 ]

by 올때모기향 2022. 12. 27.

출처 : 다음 영화

 

오늘은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 '퍼시픽 림'의 괴물 디자인으로 유명한 감독인 만큼 이번에는 어떤 모습의 괴물들이 등장하는지, 기존 디즈니의 피노키오와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리뷰 [사랑의 보편성 / 소수자 차별 / 기예르모 델 토로]

오늘은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리뷰해보겠습니다. 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는 '판의 미로'로 유명세를 크게 알리기 시작했으며 만드는 작품마다 만들어내는 괴수들이 매력적인 영화감독이

moscoilyoucome.tistory.com

 

디즈니 vs 기예르모 델 토로

 

출처 : 다음 영화

 

어떤 감독의 영화를 떠올렸을 때, 가장 특징적인 면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하면 '감동이 있는 가족영화'쯤 됩니다. 그렇다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라면 어떤 점이 떠오를까요? '기괴하고 독창적인 괴물 디자인' 일 것입니다.

 

가장 유명한 '판의 미로'의 눈 없는 괴물부터 시작해 오늘 '피노키오'의 괴물까지 전부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특히 전자의 경우 아직까지 회자되는 무섭고, 기괴한 몬스터의 대표입니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디즈니의 귀뚜라미는 인간처럼 생겼습니다. 팔다리가 있고 전체적인 면은 사람의 형상을 띠고 있지만 귀뚜라미의 요소를 넣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기예르모가 만드는 괴물, 크리쳐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형상을 따라가려고 하질 않습니다. 그 고유의 형체를 간직한 채 인간의 요소가 들어가 있을 뿐입니다. 

 

피노키오도 마찬가지로, 디즈니에 나오는 피노키오는 전체적인 모습은 인간이지만 나무인형의 요소들이 들어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기예르모의 피노키오는 전체적인 모습은 나무인형이지만 인간의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의 피노키오를 마주했을 때 이상하고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을 애매하게 닮으면 느끼는 불편함은 '불쾌한 골짜기'라는 이론으로도 유명합니다. 저도 영화에 나오는 괴물들, 징그러운 괴물들의 모습은 무던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번 작품의 모습들을 처음 보았을 때는 다소 거리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보다 보면 독특하고도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벌이는 움직임에 매료되어 괴상하다는 감정은 사그라들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피노키오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기예르모가 각색한 피노키오

 

출처 : 다음 영화

 

원작이 있는 작품은 각색이 중요합니다. 특히 아주아주 유명한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감독의 독창적인 면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원작을 살리면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덧붙였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에서는 제페토는 다소 본인의 스토리가 빈약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저 피노키오를 만들었다 그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작품에선 제페토라는 인물을 한 층 더 탄탄하게 보강하였습니다.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을 어떻게 해서 잃었는지, 그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파시스트 비판이라는 추가적인 이야깃거리도 붙였습니다.

 

아들을 잃은 제페토를 묘사할 때 상당히 잔혹하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피가 낭자하여서 잔혹하다는 것이 아니라, 맨 처음은 제페토가 비 오는 날 무덤을 보며 울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아들을 회상할 땐 상당히 밝은 화면에, 밝은 음악으로 시작하여 과거와 현재를 굉장히 잔혹할 정도로 대비하고 있어 감독이 상당히 악취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맨 처음 피노키오가 등장할 때도 감독의 취향이 한껏 묻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술에 취해 제페토가 피노키오를 만드는데, 계단에서 곯아떨어져 버리고 다음날 피노키오가 집 안을 활개치고 다니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는 상당히 공포영화의 클리셰다운 장면을 넣어 잠깐동안 영화의 장르를 바꿔놓았습니다. 영화 초반에 크리쳐의 모습도 익숙하지 않고 기괴한데, 프레임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질러가는 검은 형체를(사실은 피노키오지만) 표현하여 굉장히 공포영화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원작 피노키오를 보면 갑자기 제페토가 고래의 뱃속에서 발견되는데 저는 이 전개가 굉장히 급진적이고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피노키오를 찾아다니다가'라고 설명은 하긴 하는데, 뭔가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제페토가 피노키오를 찾아다니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제페토가 마찬가지로 고래를 닮은 괴물에게 잡혀버립니다. 원작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 자신만의 색채를 담아냈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또한 피노키오가 죽게 되어서 넘어가는 사후세계의 크리쳐 또한 굉장히 독창적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런 원작이 없는 캐릭터를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내는 감독의 상상력에 감탄했습니다. 원작의 뻔하게 생긴 요정 대신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운 요정을 만들어냈고, 사후세계 또한 다른 이들이 쉽게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초호화 캐스팅

 

출처 : 다음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메이킹 필름에 해당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도 그렇고 오늘의 작품 '피노키오'도 그렇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상당히 호화 캐스팅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전문 성우를 쓰지 않고 그 자리를 유명 연예인이 대체하는 것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번 피노키오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연기를 자연스럽게, 개성 있게 했습니다.

 

위 스틸컷에서 빌런으로 표현되는 남자의 목소리는 바로 '바스터즈'로 유명한 크리스토프 발츠가 했고, 피노키오 주변의 인형들과 그 인형을 조종하는 원숭이는 케이트 블란쳇이 맡았습니다. 그리고 현실세계와 사후세계에서 만나는 요정은 틸다 스윈튼이 맡았습니다. 상당한 거물들이 등장하였고,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니라면 이 배우들을 데리고도 굉장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케이트 블란쳇의 목소리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원숭이 역할을 맡아 동물의 소리를 아주 자연스럽게 냈다는 사실에 놀라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각 배우들이 어떤 목소리 연기를 펼치고 있나 귀담아들어보는 것도 좋은 관람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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