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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리뷰 [ 뉴욕여행 / 티모시 샬라메 / 엘르 패닝 / 우디 앨런 ]

by 올때모기향 2022. 12. 9.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은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리뷰해보겠습니다.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이고, '미드나잇 인 파리'와 마찬가지로 뉴욕을 여행하는 듯한 미장센이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자연스러운 미장센이 너무 아름다운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영상 이미지가 아름다운 영화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대표적입니다. 웨스 앤더슨의 작품은 정확한 균형, 완벽한 배치로 편안한 안정감을 준다면 오늘 리뷰할 작품은 더 자연스럽게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는 영화가 아주 아름답고 실제로 파리를 여행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리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실제 뉴욕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줍니다. 프레임 안에 뉴욕의 전경이 펼쳐져 있으며, 야외에서 건물을 촬영할 때에도, 건물의 웅장함이 느껴지도록 구도를 잡는다거나 주인공을 인사이드 워킹하며 찍어 주변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는데 그 장면이 아주 유려하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서 비의 의미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에서 비유는 빠질 수 없는 도구입니다. 남발한다면 난잡하고 난해한 졸작이 되겠지만 적절히 사용한다면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서는 제목에서 비가 들어간 만큼 비가 굉장히 중요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비는 그 인물의 착잡한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순정을 저버린 자신의 부끄러운 민낯을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엘르 패닝이 연기한 애슐리가 남자 친구를 혼자 두고 약속을 펑크낼 때 개츠비 역의 티모시 샬라메는 비를 맞거나, 작은 우산으로 비를 일부 가릴 뿐입니다. 뉴욕에서 여자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마음먹은 남자의 심정이 착잡하다는 것을 비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드 로가 영화에서 부인이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비를 가리거나 막지 않고 전부 맞으며 도로에 나와 부인에게 따지러 갑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이젠 퇴짜를 맞은 애슐리는 마차를 타는 와중에 비를 맞는 것으로 암시되어 그 감정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됩니다.

 

비는 상대에게 착잡한 감정을 유발하면서도 또한 역설적으로 본인이 부끄러운 행동을 했을 때, 특히 바람을 피웠을 때 느끼는 자책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한 주인공의 이름이 개츠비인 것과 크게 관련이 있습니다. 위대한 작품인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는 순정의 대상이 주인공을 아무리 매몰차게, 힘들게 굴어도 그 순정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그 사랑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하게 됩니다. 어쨌든 개츠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개츠비도 헌신적인 사랑을 바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주말에 여자 친구와 뉴욕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생각에 굉장히 들떠 있는 모습으로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츠비의 여자 친구는 그 헌신적인 사랑을 몰라보고 다른 남자들과 바람 아닌 바람을 피우게 됩니다. 그 장면에선 차에 들어간 엘르 패닝과 주드 로가 차 덕분에 비를 피하게 됩니다. 우디 앨런은 그 장면을 차 밖에서 촬영하여 두 인물이 차로 비를 막고 있지만 비로 인해 모습이 일그러지고 비를 맞는듯한 모습을 연출하였습니다. 이 장면을 통해 여자 친구가 바람피우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만듭니다.

 

반면에 티모시 샬라메가 새로운 인연인 셀레나 고메즈를 만날 때도 비가 오고 차로 들어가 비를 막게 됩니다. 하지만 그 장면을 찍을 땐 차량 안에서 촬영하여 비를 맞는 듯한 모습은 담아내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으로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자책을 느낄만한 상황이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고, 개츠비의 새로운 사랑을 암시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티모시 샬라메가 여자 친구에게 퇴짜를 맞으며 방에 돌아와 TV를 틀었는데 '내일은 비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후 장면들은 엘르 패닝이 더 심하게 바람을 피운다거나, 티모시 샬라메의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이 더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농담으로 가득 찬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의 대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단어 선택에 따라서 그 영화가 분위기만 잡는 얼빠진 영화가 될지, 무게 있고 깊이가 있는 영화가 될지 정해집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선 농담이 시종일관 만연해 있습니다. 고령의 나이인 우디 앨런 감독이 아직까지 이런 대사를 쓸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대단하고 아직 유머에 대한 감각이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다운되거나 우울해질 수 있는데 이런 실없는 농담을 자주 섞어주면서 이러한 상황들이 전부 한 편의 농담같이 도 느껴집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의 어머니가 중요하고도 놀라운 비밀을 얘기해주는데,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맞물려 믿기지도 않고 실없는 농담처럼 느껴집니다.

 

농담을 남발하여 영화에 무게가 없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뉴욕을 여행 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누가 여행 가서 분위기 잡고 진지하게 생각할까 싶습니다. 여행 가면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농담하면서 웃고 좋은 시간을 보내면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편의 커다란 농담 같은 분위기의 작품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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