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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리뷰 [사랑의 보편성 / 소수자 차별 / 기예르모 델 토로]

by 올때모기향 2022. 11. 6.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은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리뷰해보겠습니다. 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는 '판의 미로'로 유명세를 크게 알리기 시작했으며 만드는 작품마다 만들어내는 괴수들이 매력적인 영화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제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처럼 말입니다.

 

기에르모 델 토로는 원래 특수 분장, 특수 촬영을 본업으로 10년동안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영화감독으로 전향한 경우입니다. 가장 유명한 영화는 '판의 미로'라고 생각하는데 어릴 때는 괴물의 모습이 너무 무서워서 트라우마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머리 굵어지고 난 다음 다시 영화를 보면 작품 내에 담아낸 아름다운 미장센을 감상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만드는 작품의 종류를 보면 꽤 문어발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선 '판의 미로'부터 시작해서 '헬보이'같은 히어로물, '퍼시픽 림'과 같은 거대 로봇물, 가장 최근 영화인 '나이트메어 앨리'같은 누아르 물까지 만들었습니다. 

가장 잘하는 분야는 괴수들이 나오는 영화입니다만, '나이트메어 앨리'같이 비교적 괴물이 적게 등장하는 영화도 본인만의 색채를 담아내는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아낸 영화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미학적인 감각을 잘 담아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보편성

 

출처 : 네이버 영화

 

말을 하지 못해 수화로 대화하는 주인공은 삶의 큰 흥미거리를 찾지 못하고 일상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표현이 영화 초반에 드러나게 됩니다. 주인공의 하루 일과를 보여주는 컷을 짧은 시간 여러 개 이어 붙여 빠르게 보여주고 또 다음날 비슷한 컷을 이어 붙인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출로 관객은 주인공이 지루하고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큰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바로 '괴물'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인간의 언어를 하지 못하는 괴물과 교감하게 됩니다. 심지어 인간과 괴물이 육체적인 관계를 가졌다는 것이 인물들 간의 대화에서 은유적으로 표현되기까지 합니다. 이렇듯 사랑이라는 감정은 국적, 나이, 심지어 종족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지 못한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못한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말의 중요성보다 표현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자 차별

 

출처 : 네이버 영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한편으로는 존중받지 못하는 개성을 갖고, 탄압받는 개성을 가진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그들을 보통 '소수자'라고 칭하게 됩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악역으로 설정된 인물은 가부장적, 백인 우월주의, 남성 우월주의의 캐릭터로 설정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장애인, 청소부, 노동자로 설정되어 그 차이를 극명하게 대비시켜줍니다. 또한 영화 내에서 다양한 소수자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존중받지 못하는 개성들로 인해 고통받게 됩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주인공들이 마침내 사랑을 이루듯, 모든 소수자들이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결국에는 좋은 날들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부풀게 만들어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영화 내에서 다수자로 대변되는 인물들은 다소 적나라할만큼 강압적으로 묘사되어있습니다. 누군가를 윽박지르던가 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 '소수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못된 녀석들'을 당연하게 떠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셰이프 오브 워터'는 영화 전반적으로 무수한 비유들이 깔려있습니다. 절단된 손가락을 봉합했지만 썩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진통제만으로 통증만 조절하는 모습은 소위 다수자들이 소수자들을 겉으로만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비유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맛의 파이를 파는 파이 가게 사장이 보여주는 모습은 다수자들의 가식적인 모습을 비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해내지 못한 많은 비유가 있는 것처럼 영화가 내내 암시가 되어있지만 그 비유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영화의 몰입을 방해합니다. 맥거핀이 너무 많으면 영화의 암시를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제 '블레이드'에 관한 글을 쓰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직까지 못 본 '셰이프 오브 워터'를 봤습니다. 유명세만큼 아름다운 영화이고, 나름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의 미로'만큼 기괴한 느낌은 많이 없어서 아직 '셰이프 오브 워터'를 감상하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감상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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