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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타임머신' 리뷰 [시간여행, 타임 패러독스]

by 올때모기향 2022. 11. 3.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은 영화 '타임머신'을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이며,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살리지 못한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저는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컨택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두 영화 모두 시간여행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에 대한 변화구를 보여주며 아주 흥미롭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일품입니다.

 

영화 '타임머신'은 시간여행이라는 아주 훌륭한 소재를 두고 제대로 써먹지 못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기껏 자연산 참돔을 잡았더니 그걸로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격이라고 할까요? 소설 원작이 있는 영화이기에 메인 스토리가 아쉬울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지만 이렇게 큰 실망감을 줄지는 몰랐습니다.

애초에 타임머신을 만든 이유는 과거를 되돌리기 위해서 인데 어떤 추론으로 미래에서 해답을 찾으려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내적 갈등을 일으키고 고뇌하는 서사를 기대했는데, 차원을 넘어선 미래로 가버리고, 차원을 넘어선 이야기들이 나오니 제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영화 초반부터 과거는 별로 다루지 않고, 미래를 중심적으로 다룰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땐 시계를 클로즈업하고 시계 바늘이 뒤로 돌아가는 연출이 다였다면, 미래로 넘어가는 연출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식물들이 자라고 세상 밖이 변하며, 단순히 시곗바늘이 아니라 생물이나 자연을 통해서 생동감 있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과거는 크게 다루지 않고, 미래만 중심적으로 화려하게 다룰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화가 진행되면 될 수록 점차 장르가 섞여버려 도대체 무슨 영화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이게 혹성탈출인지 타임머신인지, 액션 장면은 왜 이렇게 공을 들여서 길게 촬영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고, 좋아하는 소재를 다룬 영화라 그런지 이번 영화는 더 크게 아쉬웠습니다.

 

 

타임 패러독스란 무엇일까?

 

출처 : 네이버 영화

 

'그때로 돌아가 삼성전자 주식을 사려했던걸 말렸어야 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만약 정말 이런 게 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만 하면 우리는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불가능하다'입니다. 이것이 타임 패러독스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제 자신을 살해하는 건 가능할까요? 과거의 제가 사라졌으니 자신을 살해하는 미래의 저는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성립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영화 '타임머신'은 타임 패러독스의 논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과거의 연인을 살리기 위해 타임머신을 만들지만 항상 연인을 구할 수 없게 됩니다. 타임 패러독스의 원칙에 따라 과거의 연인이 죽어야만 타임머신을 만드는 미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타임머신 기계 자체가 연인을 구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반증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시간여행물은 과거의 후회되는 행동을 바로잡는 모습을 보여주며 거기서 얻는 대리만족이 강한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는 '어바웃 타임'은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타임 패러독스 원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타임 패러독스 원칙을 지키는 시간여행물이야말로 진정한 시간여행 장르라고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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