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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승리호' 리뷰 [발전하는 CG, 감정의 과잉]

by 올때모기향 2022. 10. 25.

출처 : 네이버 스틸컷

 

한국 CG의 힘을 보여준 넷플릭스 '승리호'를 리뷰해보려 합니다. 영화에 대해 편견은 최대한 가지지 않으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CG는 강했지만.. 다른 부분은 미흡했고 그에 대한 쓴소리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발전하는 CG 기술

 

 

출처 : 네이버 스틸컷, 풀 CG가 입혀지기 전 유해진 배우

 

 

한국형 SF나 CG 가득한 영화는 큰 기대를 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통계적으로 그렇습니다. 다들 평이 좋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자면 SF 장르에선 현실과는 동떨어진 연기, 스토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자국민들이 보기에는

좀 어색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천만배우, 연기파 배우가 나온 '염력'이라는 영화도 그렇게 평이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추후 '한국형 SF물의 한계'라는 불명예스러운 닉네임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떠올렸을 때 가장 잘 된 SF 물은 '부산행'정도가 떠오릅니다만 '승리호'만큼 많이 과학적인 내용은 없어서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승리호'를 겉으로 보면 CG가 상당히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100% 현실과 똑같고, 티가 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보는 순간순간에는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영화 배경이나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로 굉장히 복잡하고 디테일한 기계들이 많이 나오는데, 하나하나 세밀하게 디자인이 들어간 것을 보고 CG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고 앞으로 많은 분야의 영화에서 자연스러운 CG 장면들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칭찬은 이게 답니다.

 

 

감정의 과잉

 

 

출처 : 네이버 스틸컷

 

'여러분들은 지금 감정의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8년 전쯤 대학교 어느 강사님에게 들은 말입니다. 말 그대로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감정들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영화를 보면 되고,  애틋함을 느끼고 싶다면 귀여운 동물들의 사진을 구글링 하면 됩니다.

값싸고 쉬운 감정을 그대로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요즘 시대상을 반영하고, 시장경제를 반영한 결과 이긴 하지만 제 생각엔 본인이 생각해서 본인이 쟁취해낸 감정이 값싼 감정보다 훨씬 고귀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승리호'도 과도한 감정을 관객에게 억지로 주입하려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물들의 대사, 인물들의 행동, 표정 대부분이 '감동', '신파'에 맞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 주인공이 선원들을 크레파스로 그려준다던가, 머리를 감겨준다던가, 잃어버린 딸을 회상한다는 장면이던가... 찾으려면 넘쳐나도록 찾을 수 있습니다.

'자~ 다들 이 장면에서 우셔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여기서 인위적인 감동을 빌드업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아서 전혀 감동적이지 않았습니다.

 

영화 '시네마 천국' 마지막에 주인공이 혼자서 편집된 키스신 모음집을 보며 혼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굉장히 감동적인 장면이라 저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장면만 보자면 전혀 눈물이 나오는 장면이 아닌데 말입니다. '혼자 키스신 모음집을 보며 우는 주인공'은 객관적으론 전혀 감동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 스토리텔링으로 그 장면을 감동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인공이 이제 돌아가신 인물을 그리워하며 '정말 당신이 그리워요!', '다시 한번만 당신을 볼 수만 있다면..'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과거 회상신을 넣지 않아도 잘 짜인 감정은 우리에게 옆구리를 찌르지 않아도 절로 눈물을 흘리게 만듭니다.

 

 

새로운 것을 보여줘도 될 시대

 

출처 : 네이버 스틸컷

 

굉장히 마른 연예인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맛인데 왜 또 먹냐.'

맛있는 건 또 그 맛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그 맛을 느끼고 싶어서 먹게 됩니다. 음식이라면 그렇겠죠. 하지만 영화는 어떨까요?

 

명작 클래식 영화를 보는 건 언제라도 좋습니다. 저도 열댓 번은 넘게 본 영화가 몇 편 있습니다.

하지만 뻔하디 뻔한 내용, 다 알 것만 같은, 결말이 예상되는 영화를 처음 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생각하는 '승리호'는 그런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분명 처음 본 영화인데 결말이 예측이 됐습니다.

관객들에게 잘 먹히는 내용이어서 그랬을까요? 하지만 평을 보니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아니면 더 새로운 서사를 이끌어가기엔 우주 SF라는 장르가 이미 참신의 한계치를 넘은 걸까요?

 

주인공 4명이 나오게 되는데 그 인물들의 서사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도 꽤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4명이 모이게 되었고 각자 어디서 출발을 했는지, 게다가 영화의 설정이 굉장히 방대한데 좀 더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줬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스토리를 풀 것이 넘쳐흐르는데 그 좋은 소스들을 다 덮어버리고 뻔하디 뻔한 스토리만 밀고 나가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스핀오프로 주변 배경 스토리에 대해 다루는 영화가 또 나온다면 볼 의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영화 후반부에 주인공들의 대한 과거사가 잠깐 나오는데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중 과거사가 5분도 안됩니다.

결국 감독님에겐 빌드업해놓은 캐릭터의 흥미진진한 과거 이야기보다 메인 스토리가 더 중요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를 볼 때 스토리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나 특히 연출, 구도 같은 것을 신경 써서 보려고 노력하는데

'승리호'는 눈에 들어오는 연출은 없었습니다. 스토리처럼 뻔한 연출밖에 없었습니다.

연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는데 할 얘기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부정적인 말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이만 줄이겠습니다.

 

그래도 CG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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