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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남한산성' 리뷰 [감정연기, 국뽕없는사극]

by 올때모기향 2022. 10. 18.

남한산성 메인포스터

오늘은 '오징어게임'으로 유명한 황동혁 감독의 영화 '남한산성'을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중요 키워드는 감정연기, 국뽕 없는 사극입니다.

 

 

얼마 전 이동진 평론가님 영상을 보다가 이 영화를 '차가운 영화'라고 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표현하신 건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남한산성'은 '삼전도의 치욕'의 내용을 다룬 영화입니다.

아시겠지만 삼전도의 치욕이란 조선의 왕 인조께서 청나라 왕에게

세 번 무릎을 꿇어앉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궤구고두례'를 했던 사건입니다

 

사실 영화를 감상할 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라고 생각하는데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는 스토리를 이미 알고 것이고

아는 내용을 어떻게 흥미롭게 표현하고 각색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감독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남한산성은 각색을 아주 잘한 영화다'라는 평을 개인적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감정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사극 + 전쟁 영화는 전투 장면이 빠질 수 없겠죠. 물론 전투장면도 좋았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코 배우 김윤석과 이병헌, 박해일의 감정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명배우 세명이 벌이는 감정연기는 보는 내내 진미를 곱씹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영화 후반부에 김윤석, 이병헌, 박해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는데

첨부한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세명을 한 컷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 명 씩 번갈아가며 클로즈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뿐 아니라 영화의 대부분이 클로즈업으로 찍혀있는데

배우들의 세세한 감정연기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촬영법으로,

황동혁 감독님이 영화 관람 포인트를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때 표정, 몸짓, 어조를 집중해서 보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뽕 없는 사극 영화

 

7년 전쯤 학교 과제로 천만 영화 '명량'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남한산성과 마찬가지로 역사를 다룬 영화로, 큰 틀만 본다면 궤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만

높은 성적을 위해 억지로 반복해서 보다 보니 저에겐 그저 그런 영화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요즘엔 먹히지 않는, 제가 싫어하는 요소인 '국뽕'의 마지막 주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기존 사극과는 다르게 '국뽕'은 감독님이 원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청의 황제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장면에서 감독님의 생각을 잠깐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치욕스러운 일을 행하였더라도 '백성들을 위한 일이었으니 훌륭한 조선의 임금이다'

(국뽕이라는 요소를 넣는다면) '훌륭한 임금 최고! 조선 최고!'라고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론 청은 너무 강대한 대국이었고, 머리를 조아리는 게 실리에 맞는 일이었고,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찍으며 인조를 더 초라하게, 청나라를 더 거대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조선의 당당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위에서 아래로 찍고 청 황제의 단상을 더 낮췄겠죠

 


 

영화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은근 글 쓰는 게 어렵네요..

다음 리뷰에선 더 잘 써보겠습니다

아무튼 영화 재밌게 봤고 앞으로 나올 사극 영화들도 이렇게 차갑게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감상평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즐겁게 토론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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