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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분석

영화 '알 포인트' 리뷰 [ 군대 공포영화 / 놀라게 하는 장면 없는 공포영화 ]

by 올때모기향 2022. 11. 10.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늘은 국내 공포영화의 레전드 '알 포인트'를 리뷰해보겠습니다. 어릴 적 지나가다 드문드문 본 기억이 있는데 제대로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지금 봐도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군대 공포영화라는 신선한 조합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에도 여러 가지 조합이 있습니다. 복싱 + 코미디(판소리 복서), 복싱 + 드라마(밀리언 달러 베이비), 복싱 + SF(리얼 스틸) 등등 복싱만으로도 여러 가지 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포 + 군대는 생소하고 흥행한 영화 중 알 포인트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생소한 조합이지만 '알 포인트'는 상당히 잘 만든 영화인 것 같습니다. 군사 작전이라는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미지의 장소로 이동하는 부대원들. 그리고 한국은 아직 총기가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영화라고 하더라도 총을 쏘는 장면을 너무 남발하면 조금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군대라는 배경으로 총을 아무리 쏴 재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총을 휴대함으로써 부대원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모습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남자들이 군대를 다녀오기 때문에, 군 시절 몸에 익혔던 군생활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실적인 병사들의 생활을 담아낸 부대 모습에 관객들은 더 공감하며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무서운 장면 없는 공포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무서운 장면 없는 공포영화'는 어떤 영화의 홍보 문구였습니다. 공포 영화로 유명한 '컨저링'의 캐치 프레이즈였습니다. 저도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감상을 했는데 사실 '컨저링'에는 무서운(놀라게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장면을 보고 매우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알 포인트'는 정말로 무서운 장면 없는 공포영화입니다. 갑자기 유령이 튀어나온다거나, 무언가 갑자기 나와서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 내내 만들어내는 분위기, 중간중간 누군가 훔쳐보는 듯한 컷으로 계속 불안감을 유발합니다. 갑자기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공포감이라 생각합니다. 쉽게 얻을 수 있으면 쉽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내내 쌓아 올린 초조하고 무서운 분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영화 종반부까지 그러한 분위기를 잘 이끌고 있으며 영화 마지막 장면까지도 그 찜찜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지속됩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지금 보기엔 조금 엉성하지만 탄탄한 스토리 라인으로 '알 포인트'의 공포영화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내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더불어 공포영화의 정석적인 방식도 차용하였습니다. 놀라게 하는 장면은 없지만 놀라게 하는 사운드는 사용하였습니다.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는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공포영화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알 포인트'는 2004년 작품으로 아주 옛날 작품은 아닙니다만, 1972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작품을 보는 내내 올드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올드한 느낌이 '알 포인트'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더 가중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공포영화의 힘을 알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감우성, 손병호, 이선균 배우의 풋풋한 모습까지 볼 수 있어서 또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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